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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겨울 일본식 밤조림 보늬밤 만들기

by 배우는 은둔자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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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매년 가을에 밤이 나오자마자 만드는데, 올해는 이래저래 바빠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이 한참 깊어서 보늬밤을 만들었다. 그래도 주문한 밤이 너무 실하고 맛있어서 조림을 만들기 아까울 정도라 너무 다행이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만들기 전에 일단 마음의 준비부터! ㅎㅎ

 

준비물

밤 2kg(손질 후 1.7kg)

설탕 850g(밤의 50%)

진간장 한스푼

럼 한 스푼(생략가능)

베이킹소다(식용) 한 스푼

 

첫 번째 과정, 밤 까기

보늬밤은 율피를 그대로 남겨 만드는 밤조림이라 딱딱한 겉껍질만 벗겨주면 된다. 

율피가 많이 벗겨진 상태로 밤을 졸이면 밤이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밤껍데기를 벗길 때 율피까지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밤 2kg을 주문해서 밤 껍질을 까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꼭 율피밤으로 구매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깜박하고 손에 물집 잡히게 껍질을 까고 있구나. 장장 두 시간에 걸친 밤 까기.

물에 불려 가면 조금 쉽게 깔 수 있지만, 물에 담그고 불리고 하는 과정이 조금 귀찮게 느껴져서 그냥 깠더니 아니나 다를까 엄지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내년엔 꼭 율피밤으로 사자.

두시간에 걸쳐 깐 밤껍질

 

떫은맛과 질긴 율피 제거하기

율피는 떫은맛이 강하기 때문에 떫은맛을 없애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베이킹 소다 한티스푼이면 된다. 깐 밤을 물에 푹 잠길 정도로 담근 다음 베이킹 소다 한 스푼을 풀어주고 반나절 혹은 하룻밤을 담가준다.

하룻밤을 베이킹 소다에 담가두었더니 사진처럼 율피에 붙은 잔털이 둥둥 뜨고 물 색도 진한 갈색으로 변했다. 

베이킹 소다 한스푼을 풀고 하룻밤

그대로 냄비에 옮겨 끓여주고 헹궈주고 다시 끓여주고를 세 번 반복하면 율피의 떫은맛도 제거되면서 밤에 붙어있던 두꺼운 율피가 어느 정도 제거된다. 이 과정을 거쳐도 밤 사이사이 틈새에 굵은 율피 심은 남아있는데 이쑤시개나 포크를 이용해 살살 들어내서 제거해 주고, 아직 남아있는 잔털들도 손으로 살살 비벼 벗겨내 준다. 

개인적으로 율피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과정이 정말 제일 어려웠다. ㅜ

 

세 번을 끓이고 남은 율피까지 제거하고 나니 이렇게 매끈한 율피밤이 되었다. 힘은 들어도 뿌듯 :)

매끈하게 손질된 율피 밤

밤 졸이기

율피까지 깨끗하게 제거되면, 이제 설탕을 넣고 졸이는 과정이 남았다. 밤이 모두 잠길만큼의 물을 붓고 밤무게의 50% 분량의 설탕과 함께 밤을 졸여준다. 아래 사진처럼 밤을 졸일 때 생기는 흰 거품을 제거해주면 더 깨끗하고 매끈하고 예쁜 색감의 보늬밤을 만날 수 있다. 번거롭더라도 꼭 제거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밤을 졸일 때는 너무 세게 혹은 자주 저어주면 밤이 부서질 수 있으니 되도록 건드리지 않거나 살살 저어주어야 한다. 

바글바글 밤 조리기

물이 반쯤 졸아들었을 때 간장 한 스푼으로 간을 해주고 더 깊은 풍미를 위해 럼주도(또는 와인, 생략가능) 한 스푼 넣어주었다. 이제 10분 정도 더 졸여서 완성하면 된다. 

풍미를 위해 럼주 한스푼!

 

열탕 소독한 보관 용기 준비하기

밤을 졸이는 동안 완성된 밤을 담을 병을 열탕 소독해 건조해 준다. 열탕 소독한 병은 금방 건조되기 때문에 밤을 졸이는 동안 준비해도 충분하다. 열탕 소독한 병에 밤과 잘 어울리는 계피스틱 한 개와 건조 레몬 한 피스를 넣어주었다. 보기에도 좋고 풍미도 더욱 살려줄 작은 팁이랄까? :) 

 

완성된 밤조림 포장하기

드디어 보늬밤이 완성되었다. 완전히 식힌 다음 열탕소독해 준비한 병에 옮겨 담아준다. 할머니와 엄마아빠 간식으로 보내드릴 거라서 예쁘게 담아 라벨도 붙여 완성했다. 이틀에 걸친 너무 힘든 과정이었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완성된 밤은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냉장고에서 1-2주 숙성해 먹으면 더 맛있다. 

2kg이 많을 줄 알았는데 완성해 놓고 보니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하는 김에 조금 더할걸 조금 후회가 됐지만, 아마 더했으면 조금만 할걸 하고 후회했을 거야.

 

만들 때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완성된 보늬밤의 맛을 보고 나면 가을마다 밤을 주문하게 된다 ㅎ 올해도 이틀에 걸쳐 너무 힘들었지만, 맛있게 먹을 가족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뿌듯하다.

보늬밤을 만들고 나면, 금귤이 나온다. 이제 금귤 정과를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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