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보카도 먹고 씨 버리지 마세요. 아보카도 화분 만들기

by 배우는 은둔자 2022. 8. 24.
반응형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아보카도 씨앗

아보카도 씨앗 발아시키기

웹서핑 중 우연히 보게 된 아보카도 화분이 너무 예뻐서 나도 한번 예쁜 화분을 만들어보자 싶어서 시작한 아보카도 씨앗 발아. 하.. 그런데 아보카도 씨앗을 발아시키는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이래 가지고 이게 과연 화분이 될 수 있을까? 그동안 씨앗만 심으면 금방 싹이 쑥 올라오는 식물들만 보다가 성격 급한 나로서는 영겁의 시간을 보낸 나날이었다. 

 

아보카도 씨앗 발아를 위해서 먼저 튼실한 아보카도를 구입해서 씨앗을 분리해 낸다.

아보카도 씨앗을 분리할 때 생각 없이 아보카도를 칼로 반으로 가르면 씨앗에 칼자국이 남는다. 아보카도 화분의 매력은 흙 위로 살짝 올라와있는 동그란 씨앗인데 칼자국이 계속 남아있으면 예쁘지가 않아서 볼 때마다 거슬리기 때문에(내 성격 탓) 칼이 씨에 닿을 때까지 찔러 넣지 말고 손으로 돌려서 과육을 분리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잘라서 씨앗을 분리하면 상처 없이 예쁜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이건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꿀팁이다. 

 

발아 도중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두세 개 정도 넉넉하게 발아를 시작하면 좋다. 나는 욕심도 많아서 5개를 발아시키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씨앗의 껍질을 벗겨주는 건데, 과육에서 분리한 씨앗을 깨끗하게 씻은 다음 씨앗을 물에 하루정도 불려놓는다. 그다음 씨앗을 껍질을 벗겨내면 잘 벗겨진다. 그다음 거즈나 키친타월을 물에 흠뻑 적셔서 아보카도 씨앗을 잘 감싼다. 그런 다음에 공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통에 넣고 어둡고 따듯한 곳에 둔다. 습한 상태이기 때문에 곰팡이가 필수 있으므로 자주 들여다보면서 씨앗을 뒤집어 주어야 한다. 씨앗을 감싼 거즈나 종이가 마르면 물도 더 보충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2주 정도가 지났을까. 씨앗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그 속에서 흰색 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발아 성공. 이제 뿌리가 더 쑥쑥 자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보카도 뿌리내리기

꽁꽁 싸 두었던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씨앗을 꺼내 뿌리가 쑥쑥 자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물에 뿌리가 자라는 방향을 반쯤 잠기게 고정시켜주어서 수경재배를 하거나, 바로 흙에 심어주는 것이다. 나는 반은 수경재배 반은 흙에 바로 심기를 했는데 확실히 수경재배가 뿌리가 자라는 게 눈에 보여서 훨씬 재미있다. 뿌리가 나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더니 한번 뿌리를 내린 아보카도는 흰 뿌리를 정말 쑥쑥 키워냈다. 뿌리가 어느 정도 자라면 위쪽에서 초록색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때 화분으로 옮겨 심어주면 된다. 

아보카도를 키우는 마을은 늘 가뭄에 시달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아보카도는 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화분에 옮겨준 이후에도 수시로 물을 흠뻑 주고 배수가 잘되는지 확인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정성으로 발아시킨 씨앗이 혹시라도 건조나 과습으로 죽을까 하여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봤는데 발아시킨 5개 씨앗 모두 싹을 잘 키워냈다. 

사실 적어도 2-3개는 죽이겠지 싶어서 넉넉하게 발아시킨 건데 예상 밖으로 다 잘 자라서 조금 당황했다. :D

예쁘게 자란 아보카도 화분

 

물을 많이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너무 많이 주면 안 될 것 같아 조심했는데 아보카도는 물을 줘도 줘도 계속 겉흙이 빠르게 말라 나중에는 걱정하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듬뿍듬뿍 주었다. 쌀을 씻은 다음 쌀뜨물도 주고, 채소 씻은 물도 주고 하다 보니 폐수가 줄어드는 느낌까지 들었다. 화분 5개를 다 키우기에는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세 개는 부모님 댁 마당에 옮겨 심었다. 야외에 옮겨 심은 아이들은 여름 동안 이제 나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아보카도가 열릴일은 없겠지만 아주 뿌듯하다. 잎이 널찍하고 특이해서 관상용으로도 좋은 나무이다. 

그냥 버려버릴 수도 있지만 한 번쯤은 정성을 들여 누구나 키워볼 만할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예쁜 화분을 얻는 것과 더불어 인내심 하나는 확실히 배울 수 있다. 

 

맛있는 아보카도 

아보카도를 좋아해서 자주 구입하는데, 참 고르기 쉽지 않은 과일이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마음대로 꾹꾹 눌러볼 수 없으니 껍질의 색을 보고 바로 먹을 것을 구매할 때는 초록색에서 검은색으로 넘어가는 중간 정도 색깔을 고르고, 좀 두었다가 나중에 먹을 것을 구매할 때는 초록색 껍질의 것을 구매하면 대부분 적당했던 것 같다. 보관은 실온에서 하는데 10~15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나는 보통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해서 과육을 다 분리한 다음 몇 개는 절반으로, 몇개는 깍두기 크기로, 또 몇개는 슬라이스로 잘라서 냉동시켜놓으면 그때그때 용도에 맞게 꺼내 쓰기 편하다. 

보통은 바나나와 함께 갈아서 주스로 많이 먹고, 명란젓갈과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도 많이 해 먹는다.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별 맛이 없는데도 참 고소하고 계속 찾게 되는 과일인 것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