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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키우기. 입양에서 방생까지

by 배우는 은둔자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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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입양한 장수풍뎅이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과수원에 배가 한창 자라고있는 한여름에 배에 달라붙어 배를 죄다 갉아먹고있던 장수풍뎅이 23마리를 포획했다는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장수풍뎅이를 구경하러 부모님댁에 갔는데, 수컷 뿌리가 너무 멋있다고 잠깐 생각한것 같은데 어느새 우리집에 장수풍뎅이 한마리가 자리잡고있었다. 

한마리는 외로울까싶어서 암수 한쌍을 가져올까하다가 알이라도 낳으면 정말 감당안될것 같아 그냥 멋있는 수컷 한마리만 가져왔다. 뿔이 정말 멋스럽다. 왜 아이들이 장수풍뎅이에 열광하는지 알것 같다. 

 

장수풍뎅이를 어디다 키워야될지 몰라서 검색해보니까 장수풍뎅이사육키트가 있었다. 주말이어서 주문하면 며칠 걸릴것 같아 근처 대형마트에 갔더니 역시 장수풍뎅이사육키트말고도 온갖 곤충 사육키트들과 곤충들을 판매하고있었다. 나 어릴때는 곤충을 키우고싶으면 산에갔는데, 요즘 아이들은 다 마트에 오나보다. 

사육키트는 투명한 상자와 상자 밑에 깔아줄 톱밥, 놀이용 고목, 곤충젤리, 곤충젤리 고정목으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상자에 톱밥을 평평하게 깔아주고 그위를 촉촉하게 분무기로 적셔주고 놀이용 고목과 젤리를 비치하고 마지막으로 장수풍뎅이를 옮겨준다. 어릴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막 만지던 곤충인데 혹시나 물릴까봐 살짝 무서웠다. 

 

지금보니 사슴벌레용으로 잘못산 사육키트 ㅠ

 

장수풍뎅이는 보통 1달에서 길게는 3달정도 산다고하는데 얼마나 살고 잡혔는지 모르니 곧 죽지 않을까 걱정이됐다. 몸집도 굉장히 커서 꽤 오래 살지 않았을까 추측이 들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장수풍뎅이를 자꾸 툭툭 건드려보았는데 건드리면 또 빠르게 움직이다가도 곧 죽었는지 살았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곧 함께넣어준 곤충젤레통에 머리를 박고 반통을 먹어치우는걸 보니 그냥 새로운 장소가 어색했나보다. 

정말 장수풍뎅이는 먹거나 톱밥속에 들어가서 자거나 둘 중하나이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활력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움직임을 보니 죽을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개체인것 같았다. 

 

장수풍뎅이는?

키우려면 잘 알아봐야지. 장수풍뎅이는 딱정벌레목 풍뎅이상과 장수풍뎅이과의 곤충이라고한다. 어렵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풍뎅이 종류중에서 가장 크고 대중적인 곤충이다. 몸은 3.5cm~5.5cm 정도로 타원형이며 광택이 있는 검은 갈색이다. 수컷은 머리에 긴 뿔이 나있고 가슴등판에도 뿔이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장수풍뎅이 생김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수있다.  수컷과는 다르게 암컷은 뿔이 없고 수컷에비해 작고 등판 전체에 털이있다. 나는 장수풍뎅이 수컷과 암컷을 보고 생김새가 너무 달라서 이게 과연 같은 곤충의 암수컷이 맞는지 의아했다. 둘다 발에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서 나무를 잘 타고오른다. 실제로보면 정말 비실비실해보여서 저다리로 어떻게 몸을 지탱하면서 나무를 오르지 싶을 정도인데 젤리통을 아주 들어올려서 먹을정도로 튼튼했다. 오래된 나무에서 흐르는 진액을 빨아먹고 산다고한다.(그런데 우리 배는 왜 빨아먹은거니?)

야행성이라서 낮에는 주로 잠을자고 밤에 주변이 어둡고 조용해지면 나와서 활동을 한다고한다. 정말 낮에는 톱밥안에 숨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암컴 어른벌레는 30개에서 100개정도의 알을 낳고 1~3달 정도 살아간다고한다. 

 

장수풍뎅이 기를 때 주의할 점

장수풍뎅이는 사육통안에 톱밥을 깔아주고 키우는데 톱밥이 마르면 풍뎅이의 발이 부러질수도 있다고해서 톱밥이 마르는지 잘 살펴보고 건조해보이면 물을 뿌려주어야한다. 그렇다고 물을 너무 많이 뿌려주면 곰팡이가 필수도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톱밥을 갈아주는것이 좋다고한다. 장수풍뎅이는 식욕이 정말 왕성해서 젤리가 떨어지지 않는지 수시로 보고 곤충젤리를 보충해주어야하는데, 수컷은 뿔때문에 좁고 깊은 모양의 젤리통에 담긴 젤리를 끝까지 먹지 못하는것 같아서 반정도 먹으면 새것으로 갈아주었다. 

물도 뿌려주고 달달한 젤리도 계속 넣어주고, 장수풍뎅이도 배설을 할테니 사육통에서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처음맡아보는 냄새가 난다.

애정보다는 신경이 너무 쓰이고 정이 많이 가지 않아서 키운지 일주일정도 되었을 때 방생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아파트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살펴서 수액이 많아 보이는 곳에 놓아주고 혹시 당장 먹을 것이 없을까 걱정되어 옆에 젤리통도 하나 놓아주었다. 다음날 가봤더니 젤리통도 보이지 않았다. 

자유롭게 잘 살길 바란다. 잘가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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